리뷰

[책]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coramdeo2021 2021. 8. 31. 06:43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가리지날 시리즈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다섯 번째 책 최초 · 최고 편이 출간되었다.
가리지날이란? 오리지날이 아님에도 오랫동안 널리 알려져, 이제는 오리지날보다 더 유명해진 상식을 뜻하는 저자의 용어이다.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1권은 일상생활 편(의, 식, 주, 스포츠), 2권은 과학 · 경제 편(천문, 지리, 교통, 경제), 3권은 언어 · 예술 편(언어, 미술, 음악, 영상매체), 4권은 한국사 편(고조선 ~ 대한민국 탄생)이다.
그리고 이어 99%가 모르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주는 다섯 번째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이제까지 봤던 작가 프로필 중에 가장 웃기다. ;-)


1부를 제외하고 2부 ~ 5부까지는 앞서 출간된 가리지날 시리즈의 주제를 따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언어 · 예술 분야의 최초 · 최고가 가장 기대되었고, 역시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 주제의 방대함에 당황;; 저자의 다정하고 코믹한 어투에 또 한번 당황 ;-)
실은 가리지날 시리즈 중에 처음으로 읽게 된 책이고, 저자가 '유발 하라리의 동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어느 정도는 진지하고 무거운 책일줄 알았으나 완전 틀렸다.
문장 끝에 줄줄이 소시지처럼 붙어있는 곰돌이들과 원형 스티커처럼 붙어있는 일러스트, 친절한 사진 자료들 덕분에
더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내용이 가벼운 건 아니다)
심지어 곰돌이 표정들이 다 달라 식겁;;; ㅎㅎㅎ(너무 귀엽다)


관심이 많은 언어 분야 중에서도 좋아하는 필기구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다.(p.248-274)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통 연필도 좋아하지 않나 싶다. 아날로그 향수를 느끼기도 하고.

동양의 필기구는 문방사우, 서양은 새의 깃털에 잉크를 묻혀 쓰는 방식에서 필기구의 발달사 시작된다.
펜(pen)이란 단어는 로마 제국의 언어, 라틴어의 'Penna'에서 나왔는데, 원래 그 단어의 의미가 '깃털'이라고 한다.
가장 선호했던 깃털은 거위 수컷 왼쪽 바깥쪽 날개 2, 3, 4번 깃털이었다고 하는데 디테일이 소름 끼친다.

동양에서는 묵을 갈아서 나온 검은색의 명암을 중시한 반면, 서양에서는 색깔 사용을 중시해 목탄을 이용해 스케치하고 유화 물감으로 색을 입히는 기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최고의 단편소설가 오 헨리(O. Henry)의 소설 《마녀의 빵》에 나오는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재미있다.
빵집 노처녀 판매원이 매일 싼 식빵만 사가는 총각을 혼자 사모했고, 그가 가난하다고 오해해 목탄을 지우려고 산 빵에 버터를 몰래 넣어 팔았다가 몇 달간 준비한 건축 설계도를 망쳐 짝사랑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줄거리이다.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오 헨리의 생애를 거쳐 이름에 얽힌 이야기 때문에 갑자기 이육사 시인의 생애까지 거쳐
연필의 발명으로 돌아온다. 정신 차리고 읽어야 한다. :-)
연필의 발명에서는 우리나라에선 색연필 브랜드로 유명한 '파버-카스텔(Faber-Castell)'이야기,
샤프의 탄생에서는 똑딱이 샤프의 창시자, 샤프전자의 창업자 하야카와 도쿠지 이야기,
만년필의 탄생에 이어 필기구의 막내 볼펜의 탄생에서는 프랑스 필기구 회사 'BIC 볼펜'과 한국의 '모나미 153' 이야기,
보너스 같은 무중력 볼펜의 탄생과 지우개의 비밀까지 정말 방대함과 디테일의 끝을 보여준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들이었다.


마지막에 각 부마다 참고문헌을 달아주셨는데 분야별로 읽어볼 만한 책들이 아주 많다.
작가님은 마지막까지 귀여움을 발산하시며 다음을 기약하셨다.
다음 주제의 방대함과 디테일도 무지하게 기대된다. 앞 시리즈와 참고문헌 읽으며 기다릴게요!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 최초 · 최고 편 -
조홍석 지음
트로이 목마


소중한 책을 보내주신 트로이목마 출판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