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책] 누워서 과학 먹기

coramdeo2021 2021. 8. 10. 04:14

누워서 과학 먹기

비전공자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과학 상식 책이 출간되었다.

문과생인 나에게도 과학은 아픈 손가락이다. ;-)

우리에게 윤택한 삶은 선사해준 과학 이론들을 공부하는 것은 생각만큼 멋지지 않았던 과거;;;

과포자의 상처를 다독다독해 줄 이 소중한 책을 쓴 저자는 놀랍게도 문과 아나운서였다.

 

저자인 신지은 아나운서는 완연한 문과 아나운서였으나, 아프리카 TV 공식 과학 방송 <곽방TV>의 진행을 맡아 5년간 젊은 과학자들과 방송을 진행했고, 현재는 과학의 경이로움에 완전히 매료되어 네이버 오디오 클림 <문과녀 신지은 과학과 썸타다>를 운영하고 있다. 과거의 자신처럼 과학이 어렵고 낯선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아름답고 경이로운 과학을 세상에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4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마다 호기심으로 불러일으키는 재미있는 제목들이 시선은 끈다.

1장에서는 세포생물학을 다룬 '사랑하자, 텔로미어를 위해'

2장에서는 만유인력에 대해 이야기한 '달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를 향해 낙하하고 있다'

3장에서는 항공우주학을 다룬 '세계 여러 나라가 앞다퉈 달로 가는 이유'

4장에서는 때가 때인 만큼 바이러스학을 다룬 '인류는 정말 전염병으로 멸망할까?'를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각 장 마지막 부분에 실린 부록을 읽는 재미도 톡톡하다.

생물, 물리, 우주, 미래라는 과학의 주요한 면면들을 전부 들여다볼 수 있어서 

다 읽은 후 과학이 조금은 가깝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물론 읽는 중에 어려운 과학 용어들이 한번씩 등장할 때면 목덜미가 뜨끔뜨끔했지만,

저자가 과학을 애틋하게 여기며,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하기 위해 애씀이 곳곳에서 드러나

마치 러브레터를 읽는 것처럼 감사하고 행복하게 읽었다.

어른, 아이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는 유익한 책이 될 것 같다.

 

책을 다 읽은 후, 읽으면서 포스트잇을 붙여놓은 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역시나 문과생스러운 곳에 감동 포인트를 느끼며 읽었더라는 ;-)


이제 힘든 일이 있을 때면 하늘을 본다.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구름과 그 뒤의 태양빛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한다. 공간의 범위를 확대해 내가 있는 태양계와 은하, 그 뒤의 은하, 그리고 어디론가 끝도 없이 멀어지고 있을, 보이지도 않을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무엇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칼 세이건의 말을 떠올려본다. '페일 블루 닷(Pale Blue Dot)'. 저 멀리 우주에서 돌아본 창백하고 푸른 점 지구. 더 먼 우주에서 보면 점은커녕 아예 보이지도 않을 이 작은 지구에서 먼지만도 못한 내가 그 먼지보다도 더 작은 고민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돌이켜본다. 그렇게 우주로부터 이상한 용기를 얻기도 한다. p.6

이집트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아름다운 것은 절대 완벽하지 않다." 인간은, 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않다. 완벽하지 않다고 아름답지 않은 건 아니다. 나답게 사는 게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손에 쥔 인간이 그 평범한 행범을 언제까지나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p52

우주에서는 수많은 먼지와 가스 덩어리들이 뭉쳐 별이 된다. 우리 뇌 속에서도 이런 식으로 추리고 추린 장기기억들이 모여 '추억'이라는 별이 만들어지고 있다. p.75

 

소중한 책을 보내주신 원앤원북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