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책] 가장 보통의 육아

coramdeo2021 2021. 7. 21. 03:12

대전에 살 고 있는 마흔두 살의 회사원 보통의 아빠가
2020년 일 년 동안 하루에 한 번씩 366개의 '육아일기'를 썼다.
일곱 살 남자아이와 마흔살 전업주부 엄마와 함께하는 소소한 육아일상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의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았고
나도 엄마이기에, 몽글몽글한 마음으로 공감하며 읽었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촉촉해졌다.
내 아이와의 작은 순간들이 하나같이 모두 소중하듯
작은 에피소드 하나도 쉽게 놓칠 수 없었다.
엄마의 마음으로 :-)

가장 보통의 육아

'육아', 잘 알지 못하는 일이라 생각했고 많이 배우며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아빠'라는 이름으로 내 몸과 내 마음을 온전히 내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p.5 prologue

읽고 들으며 말하고 쓰기에 관심이 많고 '또박또박', '뚜벅뚜벅', '낭만', '여유', '시골'이라는 말을 특히 좋아한다. p. 지은이 소개


아빠의 화려한 이력 중 가장 눈이 가고, 정감이 가는 문장 한줄이었다 :-)


내 아이는 2020년에 태어났고, 아빠의 기록도 2020년을 가르키고 있어
의미를 부여하며 특별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함께 겪어내고 있는 부모라는 동질감으로 아빠를 응원하며,
작년부터의 시간을 돌아보았다.
2월에 출산을 했기 때문에 코로나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생애 첫 고통과 기쁨을 살아냈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정부부처 파견근무로 한달에 한 번씩 출장(2주 동안)을 다니며,
등원과 휴원을 반복하는 아이를 키워내는 아빠의 바쁜 몸과 마음에 함께 발 맞추어
페이지마다 대화하듯 밑줄을 치기도 하고, 웃는 얼굴을 그려넣으며 맞장구를 쳤다.
밑줄이 닿은 곳은 아빠의 깊이 있는 사색이 담긴 문장과
따라할 수 없는 아이의 기발하고 아름다운 생각과 표현들,
그리고 참 현숙한 아내이자 엄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아이를 향한 엄마의 언어들까지.


365일째, 이제 이틀 후면 여덟 살이 되어 태어나 처음으로
'학생'이라는 이름의 삶을 살아가려 한다는 문장에서 대성통곡을 할 뻔 했다.
17개월 아들이 어린이집 갈 날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눈물이 쏟아지고,
군대 보낼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심장이 쿵쾅거린다.
그래서 인생의 한 막을 새롭게 여는 아이를 생각하니
갑자기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이 났다. :-)

언제나처럼 엄마, 아빠라는 이름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일들은 고민과 선택의 연속이었고, 그때마다 결론은 단순했고 다짐은 분명했다. '나는 한 명의 아이를 더 잘 키워야 한다.' 세상의 모든 아빠, 엄마들이 같은 마음이라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지금보다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 마음이 변하지 않기를 글로 기록하여 글로 기억하려 한다. p.400


366일째, 마지막 이야기를 '이쁜이'와 '멋찐이'라는 장수풍뎅이 이야기로
마무리짓는 것이 이 책과 참 잘어울렸다.
가장 보통의 육아+스럽다.


또래보다 크고, 장난꾸러기인 17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다.
아이를 겨우 재우고 나면 고단함이 밀려오지만,
그때마다 단순하고 반복되는 삶에 불안감도 함께 밀려오곤 한다.
워킹맘이지만 나를 위한 시간, 의미 있는 시간을 갖고 싶어
아이와의 하루를 기록하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리고 평소 좋아하던 읽기와 쓰기를 '잘' 해 보고 싶어 서평 쓰기도 시작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읽기와 쓰기를 하는 아빠의 모습들,
그리고 실제로 매일 육아 일기를 써서 나온 결과물인 이 책 자체가
병아리 엄마에게는 다독다독 따뜻한 동기부여와 자극이 되어주었다.
보통의 아빠는 아이가 잠들면 30분 내외로 글을 썼고
이런저런 시행착오 끝에 일정한 시간(아침 7시)를 찾았다.
그리고 '칼의 노래'로 유명한 김훈 작가가 '필일오(必日五)', 반드시 하루에 원고지 5장은 쓴다'라고 한 것처럼
보통의 아빠는 매일 그 절반, 원고지 2.5장, 11줄을 매일같이 썼다.
나도 지금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아이가 밤이고 아침이고 언제 깰 지 모르는 불안감에 매순간 떨고 있고,
보통의 아빠처럼' 30분, 11줄' 이렇게 간단명료해야 할 것이,
나는 초등학생 수준의 글을 몇 시간씩, 몇 줄씩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렇게 또 배운다. :-)

"나도 아빠 생각하면서 어린이집에서 열심히 놀아"
그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생각하며 열심히 산다. 그게 가족이다. p.51
"아빠, 뭐가 중요하냐. 사람이 중요하지" p.65
큰 것, 위대한 것,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삶이다. 물론 그런 것들도 당연히 좋겠지만, 소중한 사람이 함께 한다면 이미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이다. p.98


가장 보통의 아빠, 감사합니다.
소중한 도서를 제공해주신 도서출판이곳, 감사합니다.

가장 보통의 육아
아빠 임석재 지음
도서출판이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