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의 걸음마
예준이가 태어난 지 벌써 1년
더 늦기 전에 아이와의 시간들을 정리하려고 한다.
준이는 돌이 되기 2주 전, 1월의 마지막 날
갑자기 우다다다 걷기 시작했다.
한 손 잡고 걷기 연습도 시키고
한두 발 정도 떼기 연습도 시켰지만
이렇게 갑자기 우다다다 걸어버릴 줄이야
준이가 태어나고 나서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던 같다.
처음 기기 시작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
봄이 되어 준이는 외출 준비를 시작했다.
코로나가 심각해지기 시작한 2월에 태어나
1년 동안 거의 집에만 있었는데
어느새 자기 발로 걸어 나갈 정도로
자라줘서 너무 고맙다!
준이의 외출 준비 미션은 신발 신기!!!
운동화 마니아인 아빠는 준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준이 신발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준비된 첫번째 신발은 이지부스트 350(140사이즈)
그.런.데.
신발이 발에 닿자마자 울기 시작하는 준이ㅠㅠㅜ
며칠 동안 열심히 시도해 신발을 신기는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이번에는 또 신발을 신고 선 체로 울기 시작했다;;;;;;;;
포기한 아빠는 갑자기 크록스를 주문했다.
우리 둘 다 전혀 관심 없던 캐릭터 미니언즈가 도착해 당황ㅎㅎㅎ
아빠가 되니 취향이 변하는군 :)
어쨌든 쨍한 노란색 신발이 너무 귀엽고 준이에게도 찰떡!
준이와 미니언즈와의 만남은 성공적이었다.
신자마자 발을 뗐고 걷기도 성공했다.
하지만 크록스는 아직 뭔가 불안불안ㅠㅠㅜ
그래서 이번엔 외할아버지의 선택,
민폐라는 후기가 많아 미루었던 소리 나는 신발을 주문했다.
쁘띠오의 삑삑이 신발
받아보니 생각보다 예쁘고 가볍고 말랑말랑한 재질이었다.
무엇보다 부드러워서 신기고 벗기기가 너무 편했다.
삑삑이 신발을 신기자 드디어 자기 신발을 찾은 듯
뾱뾱거리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 후 조던 13 레트로를 신겨 봤더니
뾱뾱 소리가 안 나도 신자마자 문 앞으로 쌩~ㅎㅎ
요것도 가볍고 찍찍이로 되어 있고
끈 부분이 밴드여서 신기기가 편했다.
신알못 엄마가 보기에도 예쁘다!
그렇게 준이의 긴 신발 찾기는 끝이 났고
이번엔 무릎보호대
일체형(밴드 타입)은 사이즈가 작다는 후기가 많아
벨크로형(찍찍이 타입)으로 선택했고
벨크로형은 선택의 폭이 좁아
무난한 아가드 무릎보호대로 주문했다.
지난주 수업을 마치고 3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데
밖에서 쨍한 아기 소리가 들려
설마... 했는데
짠~ 예준이가 신나게 걸어 다니고 있었다ㅎㅎㅎ
이제는 먼저 나가자고 문 쪽으로 잡아당기고
한번 나가면 안 들어온다고 도망가고
넘어질까 봐 잡아주려고 하면 뿌리치고
갑자기 냅다 돌진해버리고;;;;ㅎㅎㅎ
(다른 아기들도 이런가요???)
오늘도 놀이터에서 소리 지르며 걸어 다니더니
꿀잠을 자고 있다.
이렇게 신나게 걷다 보면 새하얀 얼굴도 까맣게 그을리고
몸도 건강해지고 키도 한 뼘 더 자라 있겠지
그리고 어느 순간 또 갑자기 우다다다 뛰겠지 :))
그날을 위해
하루빨리 마스크 벗고
시원한 공기 마시며 뛰어놀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오늘도 예준이 때문에 웃는다 :))